반갑습니다, 여러분! 통회원입니다🥔

새로 돌아온 청정레터 시즌2의 첫 번째 레터는 어떠셨나요? 

 이번 청정레터는 나사렛 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님이시자 한국 정신보건 사회복지학회 이사이신 김정진 교수님과 함께합니다! 

 8월 초, 통감은 정신건강을 위협 받고있는 청년들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인터뷰 속 다양한 청년들의 사연을 가져와, 김정진 교수님과 함께 맞춤 개인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청년들이 갖고 있는 정신건강서비스와 관련한 궁금증을 해소 해 보려고 합니다 :) 

 이번 레터에서 다룰 내용은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대학 졸업 후 첫 번째 병원에 근무하고 있을 때, 퇴원한 환자들이 다시 입원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어떻게 하면 환자들이 퇴원 이후에 질병을 잘 관리하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을까?’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후 미국 정신과 병원에서 실습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 돌아와서는 퇴원 이후의 사회생활을 돕는 '클럽하우스'를 만들어 12년 동안 일했습니다. 

 재활 이외의 또 다른 관심사는 예방이었어요. 처음 병원에 방문하시는 분들 중에는 청년층이 참 많아요. 정신건강 고위험군인 청년에게 예방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나우리상담’을 운영하기도 했어요. 대학에 와서는 학생들과 함께하고 직접 소통하면서, 청년기가 소중하면서도 불안한 시기임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 문화가 확산되며 무엇이든 혼자 하는 문화가 만연해졌어요. 코로나19가 이런 부분을 더 강화시켰죠. 외향성과 유대가 약화되는 이 시점에서 청년 1인 가구의 고립을 막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현재의 정책은 기존의 가족 형태를 강조하기보다는 사회적 가족을 새로운 가족의 형태로 두고 복지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어요. 사회문화의 변화에 따라 정책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주 대표적인 편견이자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지식 중 하나예요. 우리가 진료 기관을 이용하면 모든 의료기록은 남게 되어있고 10년 정도 기록을 보관하는데, 의료 기록은 본인 허락 없이는 열람이 안 돼요. 굉장히 중요한 약속이기 때문에 취업하거나 공무원 시험을 보는 등의 상황에서 기업이 이를 열람하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그러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보험 가입 거부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상법 732조에 따르면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에 대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는 부분이 문제가 된 적이 있죠. 하지만 정신질환자를 단순히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라고 볼 수 없어요. 뿐만 아니라 해당 법 17조에 따르면, 금융상품과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을 거부, 제외, 분리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있어요. 만약 보험 가입을 거부당한다면 이를 근거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요. 소비자가 이 부분에 대해 알고 있다면 자신의 권리을 명확하게 요구할 수 있겠죠. 

 공적 자원을 이용한다면 비용 면에서 부담스럽지 않을 거예요.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지역 주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정신건강복지센터인데, 이는 모든 지자체에 있어요. 이곳에서 상담 서비스도 받을 수 있고,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 정신과와 연계하여 치료할 수도 있어요.

 이외에 비대면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상담 서비스도 많아요. 생명의 전화, 사랑의 전화, 정신건강 관리 앱 및 서비스 등이 그 예죠.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이러한 공적 자원들을 잘 활용하길 바라요.

 국가 정신건강 종합대책에 대한 성과평가 보고서를 준비하는 단계라 아직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현재 청년들이 참여하는 정신건강 인식개선 사업 프로그램이 꽤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이게 나만의 문제가 아니구나', '숨겨야 할 문제가 아니구나’를 깨닫게 해서 서비스 이용에 대한 문턱을 줄이는 데에는 통감이 진행하는 이러한 활동들도 많은 도움이 되죠.  

 인식개선 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정신 질환의 조기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러한 조기 발견이 효과적인 치료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인식개선 사업과 같은 프로그램들의 성과가 크지 않나 생각해요.

 자아를 찾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에요. 정신건강 문제에는 개인과 환경적 요인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까요. 따라서 단순한 치료뿐만 아니라 자아를 발견하고 다양한 도전을 하며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정신건강 증진에 있어서 필요한 지점이에요. 이 부분에서 사회복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긍정적 평가를 받는 사업의 예시 중 하나로 수서동 평화기독교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되는 '평생학습 동아리'가 있어요. '청년사이다'라는 명칭으로 북클럽을 진행하는데, 책을 같이 읽고 나누면서 자아 발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요. 또한 서울시에서 취약계층 청년에 관심을 가지고 소규모 청년 커뮤니티의 지원을 하는 사업들도 있는데, 이런 것들도 다양한 사회적 네트워크 안에서의 도전과 성장을 돕는 서비스예요. 아직 1인 가구 중심이긴 하지만, 청년의 정신건강 및 자아 성장을 돕는 사업들은 더욱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한국 청소년 상담원이라는 공공기관이 있는데, 그 안에 지역별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있어요. 보통 발달단계 상 청년을 청소년 이후의 시기로 생각하지만 청년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복지에 해당되기도 해요. 이 센터는 대학에 다니지 않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찾아가는 서비스와 전화상담을 제공합니다. 이렇게 청소년 혹은 청년들이 접근할 수 있는 자원 중의 하나가 청소년상담복지센터예요.

🤦🏼‍♀ 이윤지 (22세, 여) 님의 이야기 

"저는 ADHD와 공황장애로 고등학생 때 청소년 상담센터에서 상담받은 적이 있어요. 증상이 심해졌을 때는 학교를 잠깐 쉰 상태로 약물치료도 병행했고요. 

 외부 기관에서 상담과 치료를 진행하긴 했지만 정책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느끼진 못했어요. 가족끼리 노력해서 기관 연결하고 잠깐 치료 받은 게 전부였거든요. 비용 부담이 커서 오래 치료받지도 못했어요."

 정신건강 치료를 위해 오랜 시간을 보내고 나서 사회에 다시 복귀하기 어려워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이 계시죠. 그래서 지역사회의 자원 확대가 필요해요.

 최근에 많이 강조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동료상담이에요. 과거에 비슷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가 회복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는 게 굉장히 도움이 되잖아요.

자신의 질병을 받아들이고 함께하는 동료와

사회적 지지가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되니까요.

 현재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동료 상담을 통해 비슷한 어려움을 가진 이들을 끌어주고 함께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요. 좀 더 활성화될 필요가 있죠.

 굉장히 중요한 주제예요. 유독 정신과 영역에서는 사람들이 완치라는 개념을 굉장히 협소하게 이해하는 것 같아요. 증상이 없는 것에만 너무 초점을 두고 있는데, 사실 현대 질병은 다 관리 질병이에요. 우리가 병원에서 퇴원할 때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가는 게 아니라 응급한 상태에서 벗어난 후 그 질병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퇴원하잖아요. 퇴원 후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질병을 관리하면서 회복해 가는 것처럼, 정신 질환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므로 지역사회에서 증상을 관리하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죠.

증상이 있어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지역사회에 함께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게 완치 아닐까요?

 하지만 미국이나 이탈리아와 같이 관련 지원 정책이 잘 안착된 나라들은 의료 보장 예산의 약 20% 정도는 병원 치료에, 80% 정도는 그들이 지역사회에서 복귀하고 통합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쓰고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는 동안 증상이 악화될 경우를 우려하여 '위기 개입'을 지원하기도 하죠. 의료 급여 예산을 병원 내의 치료에만 사용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병원에 있는 시간은 최대한 줄이고 각자가 친근한 지역사회에서 잘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더 많은 지원을 하는 거죠. 우리나라도 이러한 사례를 기반으로 운영 방식에 변화를 주면 좋겠죠.

 청년이 정책의 주체가 되는 것이 중요해요.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청년 당사자들이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그런 것들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꼭 필요하거든요. 

 '멘탈헬스코리아'라는 비영리민간단체는 최근에 '청소년 정신건강위원회'를 만들었어요. 정부가 청소년 정신건강 정책을 수립할 때 그들이 파트너로서 참여하겠다는 거예요. 이렇게 모인 목소리들이 정신 건강 정책에 대한 현장성과 당사자성을 더해주고 있어요. 청년들의 다양한 모임들이 연대하는 그런 활동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또한 정신건강 서비스의 후기를 작성하는 것도 좋아요. 정신건강 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국립정신건강연구소에서 여러분들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어요. 하지만 서비스 이용대상자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비스 이용 경험을 알리고 개선을 요구한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청년은 사회를 변화시켜 가는 원동력이에요.

 사회적 제도의 문제 속에서도 계속 새로운 모형을 만들어내고 변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실제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고요. 사회를 더 다양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켜 가는 데 청년이 가진 현재의 어려움과 경험이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뜻이 찾은 사람들과 연대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겠죠. 사회를 변화시켜가는 힘은 결국 청년들에게 있어요. 현 청년들의 부모 세대, 선배 세대가 청년기에 고통을 겪고 변화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사회가 한 단계 나아갈 수 있었던 것처럼요.

여러분도 여러분 시대의 청년으로서 변화를

이끌어가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세대예요.

이렇게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 개선과 같은 변화를 위해 연대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 소중해요.

그런 소중함에 대해서 자부하면 좋겠어요.

 9월 21일 수요일에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진영 교수님와 함께 정신건강 정책의 개선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해요! 많이 기대해 주세요😁

 아, 참고로 통감은 10월 15일 오프라인으로 청정지대 행사를 진행합니다!

 청정지대는 전문가와 함께하는 정신건강 공개 포럼으로 청년들이 직접 정신건강 정책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통감과 함께 정신건강에 대해 보다 깊게 알고 싶다면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려요!🙇‍♀️